며칠전 청년이라는 아이디로 젊은 남성 ( 26세) 이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내용인 즉, 지방의 OO 국립대학교 병원 이비인후과에서 ABR검사 (간단히 뇌파검사라 칭하겠음. 정확한 검사 명칭은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를 받았는데, 병원에서 아무런 결과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아서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검사 결과를 보내드리오니 검사 결과를 판독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메일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런 친구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그러하겠구나! 적지 않은 검사 비용을 들여서 병원에서 검사만 하고 자신의 청력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그것도 무용지물아닌가? 하는 생각.
실제 상담 테이블에 앉아서 고객/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속으로 '이거 우스운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검사한 병원과 검사 비용만 기억하고 정작 본인은 무슨 검사를 받았는지 또 자신의 결과가 어떠한 상태인지 대부분 기억을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간단하게 ABR 검사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ABR은 (auditory brainstem response)라고 해서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라 합니다. 말 그대로 특정한 소리(검사음)을 제공해서 우리 머리속에 있는 뇌간(brainstem)이라는 곳에 나타나는 파형(뇌파의 반응)을 통해서 그 사람의 청력을 평가하게 되는 객관적인 검사법입니다. ABR 검사는 통상 아래 그림처럼 베드에 누워서 수면 (아동의 경우 수면제 복용 후) 과정에서 검사가 진행됩니다.
주로 대학병원이 아닌 곳에서 행해지는 청력검사는 경험해 본 사람은 아시겠지만, 청력검사 부스에 들어가서 헤드폰을 착용하고 들려지는 검사 음(소리)에 대해서 들리면 버튼을 누르고 들리지 않으면 누르지 않는 지극히 피검자(환자/고객)의 주관적인 결정에 의해 청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주관적 청력검사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주관적인 청력검사는 순음청력검사/어음청력검사가 보편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ABR 검사는 이러한 피검자(환자/고객)의 주관적인 결정을 배제시키기 위해 소리(검사음)를 제시하고 뇌간에서 유발되는 파형을 놓고서 청력을 검사하기 때문에 피검자의 주관적인 반응이 들어갈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를 객관적인 청력검사라 하며 대표적으로 ABR검사(또는 ASSR검사)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일정한 형태의 파형에 대해서 검사자의 판단에 의해서 마킹 되어집니다. 마킹이란 가로축, 세로축 개념을 이해하고 파형에 봉우리에 해당되는 부분을 표시하는 것으로 ABR검사에서 임상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다섯번째 봉우리에 마킹되는 로마자 V (5번째 파형 봉우리) 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 사람의 청력상태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검사방법과 객관적 검사방법이 모두 동원되어야 하며, 이 두 개의 검사결과를 놓고 검사 반응 신뢰도와 결과를 서로 크로스체크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메일을 주신 분은 객관적인 검사에 해당되는 ABR 검사 결과를 스캔해서 보내주셨고, 제가 그 결과지에 몇 가지 첨부를 해서 아래에 제시하였습니다.
제목: 안녕하세요 블로그보고 문의드립니다.
보낸사람 : 청년 13.13.05.30 21:29
안녕하세요?
인터넷상에 ABR 검사 관련으로 검색하다 글을 보고 전문가이신거 같아 이렇게 메일을 드렸습니다.
ABR관련하여 상담을 받고 싶습니다.
제가 ABR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결과에 대해서는 알려주시지 않더군요. 몇 데시벨이라고 언급도 안하셔서 제 청력이 현재 ABR 상으로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검사결과기록지 첨부하였는데, 보시고 검사결과에 대해 좀 알려주실수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우선 ABR 검사를 2회 받으셨고 제가 결과수치가 선명한 결과지를 먼저 선택하다 보니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ABR - TEST1(2013/5/29)일자로 표기한 검사 결과지가 지방의 OO 국립대병원에서 받으셨구요. ABR - TEST2(2013/5/21)로 표기한 것은 병원명이 나타나 있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두 곳의 병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를 비교해 볼 때 두 곳의 결과가 비슷하게 나왔기에 청력에 약간의 문제는 있어 보입니다. 오른쪽 청력은 정상범위입니다만, 왼쪽의 경우 약간의 경도난청이있어 보입니다.
경도 난청은 통상 (20~40dHL)정도라서 실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는 정도이나, 만일 타인과의 대화 시 왼쪽에서 작게 들려지는 소리에 대해서는 듣기가 어려울 수도 있으며, 간헐적으로 소음 상황에서 말소리 변별에 어려움을 느낄수 있는 정도입니다. 현재 보청기를 착용해야 될 상황은 아닙니다.
ABR - TEST1 (2013/5/29) 일자 검사 결과
1) 오른쪽 귀의 경우, 로마자 V 표식이 R20dB nHL 레벨까지 나오기 때문에 청력이 정상범위에 있습니다. (여기서 정상범위라 함은 일반적인으로 진행는 순음청력 검사 시 20dBHL 정도로 나올수 있음을 의미함.) >> 위 그림의 우측 빨간 점으로 표시한 부분
2) 왼쪽의 경우, 로마자 V 표식이 L40dBnHL 에서 V 마킹은 가능하나, 30dBnHL는V로 보기 애매함이 있음. >> 위 그림의 좌측 빨간 점으로 표시한 부분
ABR - TEST 2 (2013/5/21) 일자 검사 결과
1) 오른쪽 귀의 경우, 로마자 V 표식이 Ri 30dB nHL 레벨까지 나오기 때문에 청력이 정상범위로 봐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여기서 정상범위라 함은 일반적인 순음 검사 시 20dBHL 정도로 나올수 있음을 의미함.) >> 위 그림의 우측 빨간 점으로 표시한 부분
2) 왼쪽의 경우, 로마자 V 표식이 Li 50dBnHL 에서 V 마킹은 나왔으나, 40dBnHL는 V를 마킹할 수 없을 만큼 봉우리가 나타나지 않았음. >> 위 그림의 좌측 빨간 점으로 표시한 부분
<온라인을 통해 브라이언송에게 상담받는 방법 소개>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질의나 궁금한 내용을 물어오시는데 막상 궁금해서 물어오시는 내용 면면을 들여다보면, 문의주신 그 분의 청력에 대한 히스토리 전체를 봐야 답을 드릴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병원에서 검사와 진료를 받고 충분한 답을 듣지 못한채 병원을 나가시면 시간이 지나서 검사/진료만 받았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 정작 자신의 청력상태나 문제/개선방법에 대해서 대충이라도 인지하고 계시는 사람들이 많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끔찍히 체크하시고 계시는 분들, 꼭 이것 만큼은 알아야 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이런분들께는 자료만 잘 보내주시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블로그를 통해서 상담을 해드리겠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팅도 가능합니다.
[브라이언송 관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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